암 치료의 미래, 중입자 vs 양성자 치료 비교와 핵심 과제 총정리

1. 미래형 암 치료 기술의 현실화

암 치료는 점점 더 정밀하고 개인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기존 방사선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암세포를 보다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입자치료 기술이 있습니다. 특히 양성자 치료와 중입자 치료는 각각 고유한 물리적 특성과 치료 효과를 지니며, 암의 위치와 특성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중입자 치료기

이러한 치료법은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더 효과적일 뿐 아니라, 수술이 어렵거나 재발률이 높은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5년 내에 전국 8곳에서 첨단 입자치료가 가능해질 예정이어서, 더 많은 환자들이 고난도 치료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치료법의 원리, 장단점, 적용 사례는 물론, 비용과 의료 접근성 문제까지 암 치료의 현재와 미래를 폭넓게 살펴봅니다.

2. 입자치료기 경쟁, 양성자 치료까지 확대 중

현재 국내에서는 입자치료기 도입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입자 치료기는 세브란스병원이 이미 운영 중이며,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각각 부산 기장과 서울 송파구에 중입자 시설을 구축 중입니다.

반면, 양성자 치료기는 현재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사용 중이며, 고려대의료원이 최근 1500억 원을 투입해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고려대는 안암·구로·안산병원 중 한 곳을 선정해 5년 내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며, 서울성모병원과 계명대동산병원도 2029년까지 양성자 치료기를 들여올 예정입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총 5곳 이상의 병원에서 양성자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며, 입자치료 기술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3. 중입자 치료 인프라, ‘빅5 병원’ 중심으로 집중화

‘빅5 병원’ 가운데 3곳이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하며, 중입자 치료는 이제 국내 암 치료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오는 2031년 완공을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의 중입자 치료센터를 본원에 건립 중입니다.

회전형 치료기 2대와 고정형 1대를 갖춘 이 센터는 ‘멀티이온빔’ 시스템을 통해 헬륨, 네온 등 다양한 입자를 활용해 종양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으며, CT 기반 치료 방식은 실시간으로 종양 변화에 대응해 치료 정확도를 높입니다.

이미 세브란스병원은 중입자 치료를 운영 중이고, 서울대병원도 부산 기장군에 중입자가속기를 설치해 2027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입자 치료 인프라가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집중되면서, 국내 암 치료 기술은 이제 글로벌 수준으로 빠르게 도약하고 있습니다.

4. 중입자 vs 양성자 치료, 차이점은?

● 양성자 치료 – 정밀하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양성자)을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 암세포에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양성자는 정상 조직을 통과하면서는 에너지를 거의 방출하지 않고, 오직 암세포에 도달했을 때 최대한의 에너지를 쏟아붓는 ‘브래그 피크’ 현상을 활용합니다.

이 덕분에 정상 조직의 손상이 적고, 특히 소아암, 뇌, 척수, 눈 주변 등 민감한 부위의 종양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의 장기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소아 환자에게 가장 먼저 고려되는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서 활발하게 시행 중입니다.

다만 치료 횟수가 많아 일반적으로 20회 이상 내원해야 하며, 치료 장비와 시설의 고가로 인해 치료비가 비싼 편입니다. 또한, 방사선 저항성이 강한 암에는 치료 효과가 다소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 장점: 정상조직 손상이 적음, 정밀도 높음, 소아·민감 부위에 효과적
  • 단점: 치료 횟수 많음, 비용 부담 큼, 일부 난치암엔 제한적

● 중입자 치료 – 난치성 암에 강한 고효율 치료법

중입자 치료는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2.5~3배 더 강한 암세포 파괴력을 지닌 최신 치료법입니다. 특히 췌장암, 재발성 암, 육종처럼 방사선 저항성이 강한 난치성 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1회 치료 시간은 2분 이내로 매우 짧고, 전체 치료 횟수 역시 일반 방사선 치료의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어, 환자의 치료 부담과 삶의 질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다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암의 경계가 명확히 보여야 하며, 이미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다발성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적용이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비가 상당히 고가입니다. 예를 들어 전립선암 치료는 약 5,500만 원, 간암은 6,000만~7,000만 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 선별이 매우 중요하며, 숙련된 의료진의 경험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 장점: 치료 횟수가 적고, 암세포 파괴력이 강력함
  • 단점: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며, 비용 부담이 큼

5. 입자치료 장비의 글로벌 제조사 현황

양성자 치료기는 미국의 바라리안 과 벨기에의 IBA(아이비에이)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향후 고려대의료원, 서울성모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등이 이들 제조사의 장비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성자 치료기는 기술 상용화가 중입자 치료기에 비해 앞서 있어 비교적 널리 보급돼 있으며, 치료 계획 소프트웨어와 운영 안정성 면에서도 오랜 기간 신뢰를 받아온 제품들이 많습니다.

반면, 중입자 치료기는 일본의 도시바와 히타치가 대표적이며, 이 중 도시바는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도입하거나 구축 중인 중입자 치료기 3기 모두 도시바 제품으로, 이는 도시바의 정밀한 입자 제어 기술과 임상 적용 경험이 병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에 들어설 장비는 다양한 입자를 다룰 수 있는 ‘멀티이온빔’ 시스템을 적용해 치료 영역을 한층 넓힐 예정입니다.

6. 치료의 질, 의료의 균형… 남은 과제는?

현재 남은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의료의 지역 불균형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입자치료 장비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 환자들의 접근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향후 지방 거점 병원으로의 치료 인프라 확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암 치료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보다 균형 있는 정책과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

또한 중입자 치료는 단순히 의료기술의 진보에 그치지 않습니다. 암이라는 큰 질병 앞에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치료비용이 수천만 원에 달할 정도로 높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일부 환자에게는 현실적인 진입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최첨단 치료기술이 소수에게만 허락된 특권이 되지 않도록, 향후에는 공공재적 접근, 보험 확대, 연구기관 중심의 비용 절감 전략 등 다각적인 해결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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