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다시 찾은 젠슨 황, 그가 전하는 메시지
최근 NVIDIA의 젠슨 황 CEO가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행사에 참석하며 다시 한 번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젠슨 황은 대만계 미국인으로, 어린 시절 대만 타이난에서 성장한 만큼 대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인물입니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행사 참석을 넘어, 대만 내 기술 협력의 깊이를 다시금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행사 기간 중 타이페이 북부에 새로운 사무공간 ‘NvidiaConstellation’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하며,
이 공간이 단순한 지역 거점이 아니라 NVIDIA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장소가 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대만을 “기술 생태계의 심장”이라 표현하며, NVIDIA의 미래와 대만의 성장 동력이
긴밀하게 맞닿아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것이 새 그레이스 블랙웰 GPU”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그레이스 블랙웰 NVL72 GPU’를 선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 AI 슈퍼컴퓨터, 대만과 함께 만드는 인프라
젠슨 황이 이번에 공개한 또 하나의 중요한 계획은 대만 정부 및 주요 기업들과 함께 추진 중인 AI 슈퍼컴퓨터 구축 프로젝트입니다. TSMC, 폭스콘, Quanta 등이 참여하며, 총 100메가와트 규모로 조성될 이 인프라는 최신 GB300 GPU 1만 개 이상이 탑재될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히 연산 능력을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서, AI 연구·개발 및 산업 응용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NVIDIA는 이를 통해 대만을 아시아 AI 허브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자사의 기술적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 TSMC와의 협력 강화, 그리고 플랫폼 확장 전략
NVIDIA는 AI 반도체 생산에 있어 TSM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H100, B100, GB200 시리즈와 같은 고성능 칩의 생산을 TSMC가 담당하면서,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정밀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온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젠슨 황은 최근 ‘NVLink Fusion’이라는 플랫폼도 공개했습니다. 이는 NVIDIA뿐만 아니라 Qualcomm, Marvell 등 경쟁사의 칩과도 연결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파트너십의 폭을 넓히고 생태계를 더욱 유연하게 만드는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대만 기업들과의 협업도 이러한 확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대만과 NVIDIA, 함께 그리는 AI 시대의 청사진
젠슨 황의 대만 방문은 단기적인 사업적 선택이라기보다, 장기적인 산업 지도 위에 놓인 전략적 행보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만은 안정적인 기술 기반과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젠슨 황의 대만 방문은 대만 기업들과의 관계 강화뿐 아니라, 한국 기업과의 기술적 파트너십에 대한 신호
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컴퓨텍스 2025 현장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직접 찾아, 차세대 HBM4 기술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AI 반도체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으로,
SK하이닉스는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입니다. 젠슨 황은 부스를 둘러본 뒤, “HBM4에 대한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히며, 기술적 신뢰를 공개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장면은 한국이 단순한 부품 공급국이 아니라, NVIDIA가 구축하고자 하는 차세대 AI 반도체 생태계의 전략적 핵심 파트너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순간이었습니다. 대만이 생산 기반과 시스템 인프라의 역할을 맡는다면, 한국은 고성능 메모리와 고밀도 패키징에서 핵심 기술을 제공하며 양축을 이루고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의 AI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은 ‘메모리
주도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며, NVIDIA와의 기술 협력에서 더욱 존재감을 키워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