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연달아 터진 유인 사건…하굣길 공포 커지는 현실

하굣길조차 위협받는 아이들

A dark silhouette of a woman reaching toward a young boy wearing a school backpack. The boy stands facing her, and both figures are set against a textured, sepia-toned background with strong contrast and shadow, evoking a tense and unsettling atmosphere

최근 서울 강남과 서초 일대 초등학교 주변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유인 시도가 잇따르며, 학부모 사이에서는 극도의 불안이 퍼지고 있습니다.

“음료수 사줄게”, “만원 줄게” 같은 접근은 단순한 호기심이나 장난이 아닌, 명백한 유인 행위로 분류됩니다. 아이들은 아직 낯선 사람의 의도를 분별하는 능력이 충분하지 않기에, 이런 시도는 언제든 범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방학을 앞두고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시기, 하굣길은 물론 놀이터·편의점 등 주변 생활 공간에서조차 아이들이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연이어 신고된 접근 시도…강남·서초의 현실

지난 4월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초등학교 앞에서 50대 남성이 어린이에게 “음료수 사줄게”라며 접근하는 장면이 포착돼 유괴 의심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사건 직후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범죄 구성 요건은 충족되지 않아 종결됐습니다.

이후 7월 2일, 서초구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A군에게 70대 여성이 “부탁을 들어주면 만 원 줄게”라며 집으로 유인하려 했고, 이 사건은 현재 ‘약취미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이처럼 비슷한 수법의 시도가 동일 지역에서 반복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더는 우연이나 단건으로 넘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남양주 사건, 사전 준비된 유괴 정황 드러나

Silhouette of an older man sitting inside a car, looking out the window at a young schoolgirl walking along the street

더 충격적인 건 지난 5월 22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70대 남성이 초등학교 저학년 여아에게 “이웃 삼촌이다”라며 다가가 차량에 태우려 했고, 다행히 부모가 현장을 목격해 이를 막았습니다.

이 남성은 이미 며칠 전부터 같은 아이를 목표로 지속적인 접근을 시도했으며, “간식 줄게”라는 말로 유도해 결국 자신이 소유한 농막으로 데려가려 한 정황이 수사에서 밝혀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충동이 아닌, 사전에 계획된 유괴 시도로 판단되며 경찰은 이를 중대 사건으로 간주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자녀의 등·하교를 직접 동행하거나, 주변 CCTV를 점검하는 부모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 좀 지켜주세요”…학부모가 경호원을 찾는 시대

서초 사건 이후,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사설 경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남·서초 지역에서 하루 20만~25만 원을 들여 사복 경호원을 등하교길에 배치하거나, 차를 몰고 따라붙게 하는 등의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경호 업체 관계자는 “예전엔 연예인이나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경호가 주였지만, 지금은 자녀 보호 요청이 가장 많다”고 전했습니다.

일부는 학기 내내 주 5일 등하교 경호를 신청하고 있으며, 심지어 학교 앞에서 몰래 대기하다가 아이가 이동할 때 멀리서 따라가는 ‘비노출 경호’ 요청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동 안전에 대한 불안이 경제적 부담을 감수한 보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괴 범죄 증가…수치가 아닌 생명의 문제입니다

경찰청과 통계청에 따르면, 납치·유괴 사건은 2019년 171건에서 2023년 258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단순 수치만 보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신고 및 수사 기준에 따라 집계된 공식 건수’로, 은밀히 시도됐다 실패한 유인 시도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초등학생 등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한 아이의 인생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범죄입니다. 피해 아동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장기적인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아이를 데려가려 했다’는 시도만으로도, 그 의도가 분명한 이상 사회적으로 강력한 처벌과 재범 방지 대책이 반드시 동반돼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건, 우리 모두의 변화입니다

아이를 향한 유인 행위는 단순한 장난도, 어른의 실수도 아닙니다. 그것은 명백히 아동의 존엄성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의 시작입니다. 우리 사회는 그 위협 앞에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법과 제도가 먼저 나서야 합니다. ‘결과’가 나와야만 대응하는 구조가 아닌, 의도만으로도 예방·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안전은 결코 한 가정의 몫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동의 가치이며, 사회 전체가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

지금 이 순간,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걸을 수 있는 하굣길을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 변화는 지금, 바로 우리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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