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특보 속 산행, 잇따른 비극

2025년 7월 6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중년 남성들이 산행 중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경북 영덕 팔각산과 전북 진안 구봉산에서 각각 40대·50대 남성이 탈진 또는 열사병 증세로 쓰러져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두 사건 모두 하산 중 발생했으며, 헬기를 통한 긴급 구조에도 불구하고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기온이 33도에 가까운 날씨와 높은 습도, 바람 없는 상황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번 사고는 여름철 산행 시 안전 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경북 영덕 팔각산, 고온다습 속 40대 남성 사망
오후 3시 30분경, 경북 영덕군 팔각산을 산행 중이던 40대 남성 B씨가 하산 도중 탈진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습니다.
같이 산을 오르던 동료의 신고로 119 구조대가 즉시 출동, 소방헬기를 통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사망했습니다.
사고 당시 영덕 지역은 기온 35℃에 근접했고, 습도와 열지수가 매우 높은 상태였다고 알려졌습니다.
전북 진안 구봉산, 폭염 속 실종 신고 후 발견
같은 날 오후 6시 13분경, 전북 진안군 주천면 구봉산에서 “함께 산에 오른 일행이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정상 인근에서 A씨(53)를 심정지 상태로 발견했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뒤 헬기로 병원에 이송했지만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A씨의 체온은 발견 당시 40.5℃로, 소방당국은 열사병에 의한 급성 심정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 역시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었고, 한낮 최고기온은 32℃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여름철 산행,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 수칙
폭염 속 산행은 열사병, 탈진, 저혈압, 의식 소실 등 심각한 건강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중년 이상 연령층은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해 위험이 더 높습니다.
아래는 기상청과 소방청이 권고하는 여름 산행 안전 수칙입니다:
- 폭염특보가 발령된 날은 산행을 삼가야 합니다.
- 부득이한 경우 이른 아침(7~9시)이나 해 질 무렵(18시 이후), 짧은 코스를 선택합니다.
- 수분과 이온음료를 자주 섭취하며,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마셔야 합니다.
- 모자, 선크림, 통풍 잘 되는 밝은색 옷으로 직사광선을 차단해야 합니다.
- 혼자 등산하지 말고, 반드시 동행인과 함께 움직이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높은 산보다, 더 소중한 건 생명입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등산 사고가 아니라, 무더운 날씨에 무리한 산행이 불러온 현실적인 생명 위협을 상기시켜줍니다.
‘정상’에 오르려는 의지는 귀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무사히 내려오는 것입니다.
폭염 속에서는 때로 쉬어가는 선택이 가장 현명할 수 있습니다.
올여름,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무엇보다 기상 정보 확인과 안전 수칙 준수를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