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대지진설 확산과 도카라 열도 지진: 과학과 루머 사이

1. 도카라 열도, 사흘간 300회 이상 지진 발생

2025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일본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 인근 해역에서 무려 300회 이상의 지진이 관측되었습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 중 일부는 진도 4 수준의 흔들림이었으며, 특히 6월 23일 밤 11시 36분에는 규모 5.0의 지진도 발생했습니다.

이는 일시적으로 다수의 지진이 발생하는 ‘군집 지진의 일종으로 분석되며, 단층대의 연쇄 반응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 활동의 강도와 지속 시간이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2. SNS에서 확산 중인 ‘2025년 7월 대지진설’

이러한 지진 급증과 맞물려, 온라인상에서는 이른바 ‘2025년 7월 대지진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일본의 만화가 타츠키 료(たつき諒)가 1999년에 발표한 저서 『내가 본 미래』가 있습니다.

​이 책은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않았지만, 타츠키 료가 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 11일)을 ‘예언했다’고 알려지면서 돌연 화제를 모았습니다.

책 속에서 그녀는 “꿈속에 3.11이라는 숫자가 반복되고, 도호쿠 지역에 대형 쓰나미가 온다”고 서술했는데,

​이 장면이 실제로 동일본 대지진과 시기가 겹쳐 “예언이 적중했다”는 평가와 함께 재출간되며 주목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한 2020년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4월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내용을 자신의 책에 기록했고,

​이는 실제 코로나19 팬데믹과 시기적으로 일치하며 실제로 맞춘 예언으로 다시 주목 받았습니다.

​그녀는 2021년 재출간된 개정판에서 다시 한번 “2025년 7월, 일본과 필리핀 사이의 해저에서 초대형 분화와 함께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 발생하는 쓰나미의 규모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3배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최근 실제로 일본 남부에서 지진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과 맞물리며 이 루머는 더 큰 파급력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부 SNS와 유튜브에서는 ‘7월 대지진 D-30’이라는 식의 콘텐츠까지 등장하며,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지요.


3. 현실적으로 더 위협적인 ‘난카이 해곡 대지진’

그러나 과학계에서 더 심각하게 바라보는 위험은 바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입니다.

시즈오카~규슈 동부 해역까지 뻗은 난카이 트로프는 과거 약 100~150년 주기로 규모 8~9의 초대형 지진을 반복해 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해당 지역에서 30년 내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80%에 달한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2025년 3월 시뮬레이션 자료에서는 29만 8천 명 사망, 1,230만 명 피난민 발생 가능성도 제시되었습니다.

일본 토목학회는 이 지진이 발생할 경우 20년간 경제 피해 규모가 약 1,466조 엔(한화 약 1경 3,847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4. 도카라 지진과 난카이 대지진, 연관성은?

최근 도카라 열도에서 발생한 지진과 난카이 해곡 대지진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카라 열도는 류큐 해구에 위치해 있으며, 이는 필리핀해판과 유라시아판의 섭입 경계에서 비교적 작은 단층들이 반응하는 지각 구조입니다.

반면 난카이 트로프는 혼슈,시코쿠,규슈 동부 해역에 걸쳐 있는 대규모 해저 단층대로, 역사적으로 훨씬 강력한 지진을 발생시켜 왔습니다.

결과적으로 도카라 지진이 난카이 대지진을 촉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일본 남부 전역에서의 지각 활동이 전반적으로 활성화되는 징후로 해석될 수는 있습니다.


5. 현실적 대비가 최선입니다

예상되는 난카이 대지진 피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약 1,466조 엔에 달하지만, 약 58조 엔의 사전 투자만으로도 피해의 32% 이상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2024년 방재 예산 5조 8천억 엔(약 52조 원)을 편성했으며, 조기경보 시스템 강화, 지진 대응 인프라 정비, 지방 방재 강화 등을 중심으로 정책을 집행 중입니다.

또한 2023년부터는 ‘스마트 방재 도시’ 구축 시범사업도 시작되어 AI 기반 조기감지, 드론 대응 체계 등 첨단 기술의 접목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6. 루머보다 ‘과학적 대비’가 중요합니다

일본 남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지진 현상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반드시 초대형 대지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공식적인 과학 기반 자료에 의존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루머에 휘둘리기보다는, 정부·전문기관의 경고와 가이던스를 따르며, 개인 및 사회 차원의 현실적 방재 준비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연은 예측할 수 없지만, 우리가 준비하는 태도는 예측 가능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포가 아니라, 이성적인 경각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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