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외국인 계절근로자 14명 집단 도주…계절근로자 제도 허점 또 드러나

2025년 7월 2일, 전라남도 장성군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14명이 집단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5월 2일 E-8 비자로 합법 입국한 태국인 근로자들로, 입국 후 두 달 만에 숙소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장성군과 태국 고용부가 체결한 MOU에 따라 총 39명이 입국했으며, 이 중 2명은 6월에 먼저 이탈, 이번 도주 인원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41%인 16명이 중도 이탈한 셈입니다.


피해는 농가로…“일 안 해도 수당 줬는데”

14명은 총 7개 농가에 배정되어 있었고, 주 35시간 근무와 최저시급이 보장된 상태였습니다.
일부는 급여를 수령한 직후 도주했고, 한 명은 월급도 받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농가는 “정당한 수당을 모두 지급했는데, 갑자기 도망쳤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으며,
농번기 인력난에 대체 인력을 구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장성군은 도주자 전원을 출입국관리소에 불법체류자로 신고했으며, 태국 대사관과의 공조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 중입니다.


반복되는 이탈…전국 각지에서 이어진 사례들

전국 곳곳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도주 및 이탈 사례가 반복되고 있으며, 제도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 전남 해남군(2022년) : 입국자 86명 중 51명이 도주, 일부는 건설현장 불법취업으로 전환
  • 충북 진천·괴산 등(2024년) : 7개 시·군에서 20명 이상 이탈, 일부는 승합차에 나눠 타고 단체 이동 (CCTV 포착)
  • 법무부 통계(2023년) : 전국에서 490명 무단 이탈, 체포·소재 파악된 인원은 약 890명에 달함

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은 이탈하는가?

이탈의 배경에는 단순한 불만이 아닌,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1. 낮은 임금과 고정된 수당

최저시급 수준에 머물며, 농번기 장시간 노동에도 수당은 정액 지급.
→ 도심 불법취업 시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유혹 존재

2. 열악한 숙소 환경

다인실, 위생 미비, 냉난방 및 샤워시설 부족 등으로 생활 스트레스 누적

3. 언어·문화 장벽

소통 어려움과 정서적 고립, 일방적 지시로 인한 갈등

4. 현지 브로커·불법 네트워크 개입

입국 전 허위 정보 제공, 도주 후 일자리 소개 시도

5. 제재 미비와 불법체류 유도

이탈 후 단속망을 피하며 숨어 지내는 구조, 처벌 수단 부족

6. 지자체 중심 운영의 한계

계약부터 관리까지 모두 지자체 몫.
그러나 예산과 전문 인력이 부족해 실질적 감독이 어렵고, 지역별 격차 심화


이탈을 막으려면…현실적인 대책 마련 시급

이번 사건은 계절근로제 운영 전반에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경고입니다.
다음과 같은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사전교육 강화 및 이탈 예방 인식 교육
  • 숙소·생활환경 기준 강화 및 관리감독 의무화
  • 고용 농가에 대한 대체 인력 행정지원 체계 구축
  • 외국인 근로자 본국 정부와의 협력 시스템 강화
  • 지자체 중심 운영에서 중앙정부 통합 관리 체계로 전환

단순히 단속과 처벌로는 이탈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근로자와 농가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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