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푸치 바이러스 북미 확산…다음 팬데믹의 경고?

남미에서 시작된 오로푸치 바이러스, 이제는 북미까지

A cartoon-style image of a biting midge (Culicoides) approaching a human. The scene visually represents the primary vector of the Oropouche virus

오로푸치 바이러스(Oropouche virus)는 원래 남미의 열대 우림에서 주로 발견되던 풍토병이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말부터 2025년 현재까지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등 도시 지역으로 확산된 데 이어,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유럽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남미와 카리브 해 지역에서만 23,000건 이상의 감염이 확인되었으며, 미국 내에서는 여행자 감염만 100건 이상, 캐나다도 최소 2건의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지리적 장벽이 무너진 현재, 오로푸치 바이러스는 더 이상 국지적인 감염병이 아닙니다.


등에모기가 핵심 매개체…기후 변화로 도시로 진입

오로푸치 바이러스의 주요 전파자는 ‘등에모기(Culicoides)’입니다.

깃털날개파리과에 속한 이 작은 흡혈파리는 보통 1~3mm 크기로, 일반적인 모기보다 훨씬 작고 눈에 띄지 않습니다.

특히 도시의 하수구, 배수구, 고인 물에서 번식하며, 사람의 피부에 몰래 달라붙어 흡혈하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합니다.

자주 혼동되는 ‘깔따구’와는 달리, 등에모기는 실제로 피를 빨아 질병을 전파할 수 있으며, 모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곤충입니다.

게다가 최근 연구에서는 일부 도시형 모기들도 오로푸치 바이러스를 실험적으로 전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는 기후 변화와 도시화로 곤충 서식지가 확장된 데 따른 현상입니다.


증상은 뎅기열과 유사…재발 및 중증 합병증도 주의

오로푸치 바이러스 감염 후 38일의 잠복기를 거치면 고열(38~40도),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발진, 피로감, 메스꺼움 등이 나타납니다.

특히 빛에 민감해지는 ‘광과민성’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환자의 약 60%는 회복 후 1~2주 내 재발 증상을 경험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경우에는 무균성 수막염이나 뇌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실제로 일부 환자는 사망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임산부의 경우 유산이나 태아의 소두증이 발생한 사례도 있어, 유행 지역 방문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치료제도 백신도 없다…개인의 예방이 최우선

현재까지 오로푸치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한 치료제나 예방 백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해열제나 진통제(아세트아미노펜) 중심의 대증요법 외에는 별다른 치료 수단이 없으며,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은 출혈 위험 때문에 금지됩니다.

백신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임상시험도 진행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보호 수단은 개인의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이는 지난 팬데믹 시기와 유사한 교훈을 떠올리게 합니다.


남미 여행 예정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예방 수칙

오로푸치 바이러스 유행 지역을 여행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아래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 EPA 인증 DEET 또는 피카리딘 성분이 포함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할 것
  • 긴 소매/긴 바지 착용, 밝은색 옷 선호
  • 방충망, 모기장, 에어컨이 설치된 숙소 선택
  • 주변 고인 물·쓰레기 정리로 곤충 서식지 제거
  • 임신 중이거나 면역이 약한 사람은 유행지역 여행 자제

또한 여행 전, WHO나 CDC 웹사이트를 통해 감염병 경보 및 발생지역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조용한 확산’에 주목해야 할 때

오로푸치 바이러스는 아직 팬데믹 선언까지는 이르지 않았지만, 이미 충분한 확산 가능성과 경고 신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 변화, 도시화, 국제적 인구 이동의 증가 등은 이 바이러스가 제2의 지카바이러스처럼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도한 불안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와 준비된 대응입니다. 특히 브라질, 페루, 콜롬비아 등 열대 지역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철저한 예방 수칙을 바탕으로 안전한 여행을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