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중학교 폭행 사건…“방치와 방관이 더 충격”

1. 여수 중학교 축구화 폭행 사건 개요

2025년 4월 전라남도 여수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충격적인 전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당시 체육시간 도중, 2학년 학생 A군은 축구화를 신은 같은 반 친구에게 복부와 옆구리를 무차별적으로 가격당하는 폭행을 당했고, 이로 인해 장기 손상과 함께 전치 4주 이상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폭력 행위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있던 스포츠 강사는 제때 도움을 주지 못했고, 학교는 CCTV 영상도 늦게 공개했습니다. 학폭위에서는 가해 학생과의 화해를 먼저 이야기했고, 같은 반 친구들조차 쓰러진 아이를 외면한 채 운동장을 뛰어다녔습니다.

이런 모습들은 단순히 한 사람의 폭력만이 아니라, 학교 전체가 아이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구조적인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운동장에 방치된 학생…18분간 구조조차 없어

SBS 뉴스 캡처

SBS 보도에 따르면, 피해 학생 A군은 폭행 직후 복통을 호소하며 운동장에 쓰러졌지만, 스포츠 강사는 즉각 119에 신고하지도, 응급조치도 하지 않은 채 상황을 방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히려 A군을 잠시 부축하다가 걷지 못하자, 운동장 한복판에 홀로 남겨두는 모습이 목격되었으며, 구급차 도착까지 18분이 소요된 것이 뒤늦게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대응 미숙을 넘어, 학생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교사의 책임 방기이자 심각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SBS 뉴스 캡처

3. 더 큰 충격은 동급생들의 ‘비정상적 외면’

SBS 뉴스 캡처

하지만 사건을 더욱 무겁게 만든 건, 함께 있던 동급생들의 무관심한 태도였습니다. A군이 운동장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는 동안에도, 다른 학생들은 축구공을 차며 아무 일 없다는 듯 뛰어다녔다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이처럼 그 어떤 도움도, 관심도 없이 쓰러진 친구를 지나쳤다는 사실은, 단순한 방관을 넘어 비정상적이고 병든 공동체 문화를 반영합니다.

누군가가 멈춰 A군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아이들의 무관심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4. ‘화해 유도’에 그친 학폭위…2차 가해 논란

폭행 이후 피해자 가족은 학교 측이 CCTV 공개를 고의로 지연시켰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는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원장은 회의 중 “가해 학생이 사과하면 받아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반복하며 사실상 화해를 유도한 정황이 포착됐고, 이에 피해자 가족은 심한 2차 가해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교육청 측은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무시한 전형적인 형식적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5. 교육청 해명에도 남는 의문들

교육청과 학교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스포츠 강사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점은 인정하지만, 학폭위 절차는 정당하게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시민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공정성에 대한 의심과 신뢰 붕괴가 깊어지고 있으며, 해당 강사에 대한 징계 요구 및 학폭위 구성원 재조사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피해 학생에 대한 심리치료, 학습권 보장 등 구체적인 사후 지원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6. 모두가 책임져야 할 구조적 폭력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명의 가해 학생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무기력한 학교, 방관한 학생들, 무책임한 교육 행정, 이 모든 요소들이 피해 학생의 고통을 키우는 데 일조했습니다.

학교는 지식만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라, 공동체의 윤리와 책임을 가르치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이제라도 교육청과 학교는 피해자 중심의 절차를 재정비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실질적 예방 및 대응 시스템을 정비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총체적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교육 주체가 책임 있는 반성과 실천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