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에너지 협력, 알래스카에서 본격 시동
오는 6월 3일 미국 앵커리지에서 개최되는 ‘알래스카 지속가능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한국과 미국 간의 에너지 협력 방안이 본격 논의될 예정입니다. 이번 회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과 미국산 LNG 구매 확대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며,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등 주요 각료들이 참석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를 포함한 우리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도 실무자 회의에 참여해, 에너지 안보와 수입 다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프로젝트 개요: 알래스카 LNG 사업이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채굴되는 천연가스를 남부 항구 도시 니키스키까지 약 1,300km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송한 뒤 액화하여 아시아 시장에 수출하는 대형 에너지 개발 사업입니다. 총 투자 비용은 약 440억 달러에 달하며, 연간 2천만 톤 이상의 액화천연가스를 수출할 계획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주정부가 주도하며, 미국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정부는 알래스카 자원의 실현을 통해 미국의 에너지 수출을 확대하고, 북극해 지역에서의 전략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양 지배력 복원을 위한 정책을 통해 이 지역의 자원 개발을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수입국들과의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제적 연대가 가능한 구조 속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미일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전환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 일본, 한국 간의 전략적 에너지 협력을 구체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아시아 주요 LNG 수입국들에게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하며 에너지 안보와 외교적 이익을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최대 전력회사이자 세계 2위의 LNG 구매 기업인 JERA가 알래스카 LNG 구매를 검토 중이라는 점이 주목됩니다. JERA는 6월 3일 열리는 알래스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를 앞두고 입찰참가희망서를 제출한 상태로, 이 같은 움직임은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 신호로 평가됩니다. 한국 또한 미국 측과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며, 자국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참여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3국 협력은 에너지 외교뿐 아니라 경제적 협력 구조를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를 공동 구매하면 규모가 커지고 가격 협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에너지 협력 분야 중 수소 기술 공동개발, 에너지 저장시설 공동이용 등을 실현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하며, 한일 양국이 경제공동체를 구축하면 여러 비용을 낮춰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

참여에 앞서 검토가 필요한 사업성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충분한 사업성 분석 자료를 제공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과거에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경제적 타당성 부족과 수익성 우려로 인해 사업 추진이 여러 차례 중단된 바 있습니다. 특히 민간 기업들이 리스크 부담을 이유로 참여를 철회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됩니다. 여기에 더해 알래스카의 혹독한 기후와 지형적 특수성은 개발 과정에서 추가적인 기술적 난이도와 비용 상승 요인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긴 동결 기간과 극지방의 자연보호 규제, 인프라 부족 등은 대규모 장거리 파이프라인 설치와 액화 플랜트 건설에 현실적인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정보 부족을 해소하고 이러한 환경적 리스크를 포함한 종합적인 경제성 분석을 통해 실질적인 참여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와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알래스카 지역의 경제적 파급 효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현지 지역의 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약 36만 명의 알래스카 노동인구에게 고임금 일자리를 제공하고, 낙후된 인프라와 의료 환경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자원개발 확대를 통해 세수 확보와 함께 지역 경제 자립 기반을 마련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경우, 건설 및 설비, 기술 수출 등 다양한 산업에서의 협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따라 경제적 이익과 전략적 가치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습니다.
전략적 차원의 미국 국익 강화
미국 연방정부는 알래스카 자원의 실현을 통해 북극해역에서의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양지배력 복원을 위한 행정명령을 통해 북극해에서의 미국의 활동을 강조했던 것처럼, 현재의 프로젝트도 단순한 에너지 사업을 넘어 국익 수호와 지정학적 입지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평가됩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통해 에너지 수출 확대뿐 아니라 아시아와의 외교 관계에서도 전략적 우위를 선점하려 하고 있습니다.
결론: 신중하면서도 전략적인 참여 접근이 필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한국에게 에너지 수급 다변화와 경제 협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하지만 사업성이 명확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급한 참여는 오히려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미국과의 실무 협의를 통해 충분한 정보와 데이터를 확보하고, 민간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참여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JERA와 같은 선진 기업들의 참여 움직임을 참고하여 보다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이 사업이 한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면밀한 분석과 준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