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속 대장균, 젊은층 대장암의 숨은 위협

1. 고기와 함께 먹는 쌈, 상추의 뜻밖의 경고

사진 출처 / 셔터스톡

고기와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쌈 채소, 상추는 오랫동안 건강식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생으로 먹는 채소 중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고, 다이어트나 웰빙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 식재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상추 등 잎채소를 통해 감염될 수 있는 특정 대장균(STEC)이 젊은 층의 대장암 증가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국 보건당국은 최근 7년간 STEC 감염률이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STEC는 ‘쉬가 독소(Shiga toxin)’를 생성해 급성 장염과 신장 손상을 유발하며, 또 다른 대장균 계열은 ‘콜리박틴’이라는 독소를 분비해 DNA를 손상시켜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25~49세 연령층의 대장암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까지 더해지면서, 일상에서 쉽게 먹는 생채소인 상추가 단순한 건강 식재료를 넘어선 감염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 STEC란 무엇인가요?

STEC는 ‘Shiga toxin-producing E. coli’의 약자로, 쉬가 독소를 만들어내는 독성이 강한 대장균입니다. 이 독소는 장에 염증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나 심각한 대장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상추처럼 표면에 미세한 틈이 많은 채소는 박테리아가 쉽게 숨어들 수 있으며, 세척이 충분하지 않으면 인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STEC 감염 사례 중 다수가 잎채소의 부적절한 세척과 유통 환경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즉, 상추 자체는 건강에 좋은 채소이지만, 재배·유통·섭취 전 과정에서의 위생 관리 실패가 곧 건강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3. 콜리박틴 vs 쉬가독소, 어떻게 다를까?

두 독소 모두 대장균에서 유래하지만, 그 작용 방식은 크게 다릅니다.

  • 콜리박틴: 일부 대장균(pks 유전자 보유)이 분비하며, DNA를 손상시켜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암 유발 독소입니다.
  • 쉬가독소: STEC가 생성하는 독소로, 설사, 출혈성 장염, 신장 손상 등 급성 감염을 유발합니다.
  • 공통점: 둘 다 잎채소(특히 상추)를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세척이 불충분하면 쉽게 인체에 유입됩니다.
  • 최근 관찰: 일부 대장균이 두 독소를 동시에 생성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으나, 일반적이진 않습니다.

이처럼 콜리박틴은 장기적인 암 위험, 쉬가독소는 단기적인 급성 감염이라는 차이를 갖지만, 모두 우리 식탁에서 실제로 마주할 수 있는 위협이라는 점에서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4. 기후 변화, 잎채소 소비 증가…복합 요인이 만든 위험

사진 출처 / 셔터스톡

최근 대장암의 조기 발병이 단순한 유전적 요인만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 식생활 변화에 의한 결과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온 상승, 습도 증가, 폭우 이후 토양 오염, 과밀 재배지 등 기후 변화에 따른 농산물 위생 저하가 STEC와 같은 병원균의 확산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또한 상추를 비롯한 잎채소의 소비 자체가 건강을 중시하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으며, 생으로 섭취하는 빈도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위생 취약 지점을 방치할 경우, 건강을 위한 선택이 되레 위험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뜻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독소에 대한 인식 변화와, 섭취 방식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5. 전문가가 권하는 올바른 상추 세척법

사진 출처 / 셔터스톡

STEC나 콜리박틴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물에 한번 헹구는 수준으로는 부족합니다. 다음은 식품 위생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세척 방법입니다.

  •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문질러 세척하기
    잎의 주름진 구조에 숨은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해 손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며 씻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식초물(물 2L + 식초 2큰술)에 1분간 담갔다 헹구기
    식초의 산성이 박테리아와 일부 기생충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만 1분 이상은 잎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가능하면 익혀 먹는 조리법으로 대체하기
    생으로 먹기보다는 살짝 데치거나 구워서 섭취하면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포장된 세척 상추도 반드시 재세척하기
    ‘세척 완료’라고 표시된 포장채소도 유통 중 오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뢰보다 한 번 더 씻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6. “진짜 건강한 식탁, 진짜 철저한 위생에서 시작됩니다”

사진 출처 / 셔터스톡

상추는 여전히 우리가 자주 먹는 건강한 채소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 영양소만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 생식 채소일수록 세균 감염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할 시대입니다.

특히 STEC나 콜리박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조기 대장암이나 심각한 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흐르는 물에 한번 헹구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건강을 위한 식단이라면, 그 준비 과정도 건강해야 합니다.
세심한 세척, 올바른 조리, 그리고 감염 예방에 대한 인식이 지금 우리 식탁 위에 가장 필요한 변화입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