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갈마 해안관광지구 전격 개장

2025년 7월 1일, 북한은 강원도 원산에 위치한 ‘갈마 해안관광지구’를 공식 개장했습니다.
최대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복합 리조트 단지로, 해수욕장, 워터파크, 호텔, 레스토랑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개장식에 직접 참석해 “최대 성과 중 하나”라며 치적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관광산업을 외화벌이의 주요 수단으로 삼아 국제 제재 속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러시아 단체관광객 첫 입국… 외국인 대상 운영 본격화

영국 BBC는 이번 주 러시아 단체 관광객이 북한에 입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25년 7월 7일, 러시아 여행사를 통해 구성된 12명의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해 갈마 리조트에 머물며, 평양과 마식령 스키장을 포함한 8일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1인당 1,800달러(약 250만 원)의 비용이 책정된 이번 상품은 러시아 중산층을 겨냥한 고급형 패키지였으며,
이는 외국인 대상 리조트 운영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선별적 관광 개방을 시도하며, 점진적인 관광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북한판 ‘베니도름’? 관광도시 모델의 벤치마킹

갈마지구는 단순한 리조트 단지를 넘어, 김정은 정권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 관광을 육성하겠다는 상징적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2017년 공사에 앞서 북한 대표단은 스페인 해변 도시 ‘베니도름(Benidorm)’을 방문해
테마파크, 고층 호텔, 요트 정박지 등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니도름은 고층 리조트와 해변 관광 인프라로 스페인 관광산업을 선도한 도시로,
북한은 이를 모델 삼아 자국 관광산업을 외화벌이의 핵심 축으로 키우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연간 100만 명 유치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를 주요 타깃으로 단체 패키지, 철도 노선 재개 등 전방위 전략을 전개 중입니다.
북중 열차, 5년 만에 재개… 외교·관광 회복의 신호탄
2025년 8월부터 평양–베이징 간 국제 여객열차가 5년 만에 운행 재개될 예정입니다.
현재 양국 철도 당국은 막바지 실무 조율에 돌입한 상태이며, 이는 단순한 교통 연결을 넘어선 외교·경제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중국은 과거 북한 관광 수익의 대부분을 책임진 핵심 파트너로,
이번 열차 재개는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 기반 조성이자 북중 외교 복원의 물꼬로 해석됩니다.
또한 러시아와의 밀착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던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려는 시도로도 보입니다.
지정학적 안정을 중요시하는 중국의 입장상, 북한의 체제 유지 또한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요소입니다.
개발의 이면… 강제노동, 주민 퇴거, 인권 침해
갈마지구의 급속한 개발과 관련해 강제노동과 인권 침해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북한은 소위 ‘돌격대(shock brigades)’를 동원해
열악한 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제임스 히난 소장은 “노동자들이 24시간 근무를 강요받았으며, 리조트 건설에 강제로 투입됐다”고 밝혔습니다.
탈북자인 강 씨의 증언에 따르면 “사촌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먹을 것도 부족한 상태에서 일했다”고 전했으며,
“시설 부족으로 사람이 쓰러져도 책임지는 이는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갈마지구 확장 과정에서 보상 없이 주민이 퇴거당한 정황도 포착되었으며,
BBC 검증팀은 위성 영상을 통해 기존 주택이 철거되고 고층 건물이 신축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의 관광 전략은 단순한 외화벌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통제, 선전, 강제노동이라는 그림자가 존재하며,
국제사회는 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관광업은 북한 정권의 경제·외교·체제 전략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성공 여부는 투명성, 인권, 지속가능성이라는 글로벌 기준과 얼마나 부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