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STA 차단에 막힌 한국 기술자들…수십조 원 투자의 그림자

1. 입국 거부당한 한국 엔지니어들, 공항 앞에서 멈췄다

2025년, 미국 주요 공항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 인력들이 잇따라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은 이미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미국 현지에 배터리 및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현장 노하우를 전수할 핵심 기술자들이 입국조차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정부가 ESTA 제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결과로, 현지 공장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2. ESTA란 무엇인가? 제도의 한계와 정책 변화

ESTA(전자여행허가, 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는 미국이 지정한 국가 국민들이 비자 없이 90일간 단기 체류할 수 있게 만든 제도입니다.

한국은 2008년부터 이 대상국에 포함돼 있으며,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기술자들을 단기 파견해 왔습니다.
그러나 2025년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이후, ESTA를 이용한 ‘편법 근무’가 문제시되며 입국심사가 대폭 강화되었고,

체류 기록, 숙소 위치, 출장 목적 등이 조금이라도 의심될 경우 입국이 거부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3. 비자 발급 현실: 문은 있지만, 닫혀 있다

한국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미국 비자 종류는 몇 가지 있지만, 그 대부분은 현실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구조입니다.

비자 종류특징발급 난이도
H-1B전문직 취업비자연간 쿼터 제한, 추첨제(9:1 수준)
L1주재원 비자모회사-자회사 관계 필수
B1단기 상용 비자체류 조건 엄격, 업무 범위 제한
E2투자자 비자자본 요건 크고, 협력사는 불리

특히 중소 협력업체일수록 비자 발급 가능성이 더 낮고, 절차상 시간도 수개월 이상 소요됩니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들은 결국 ESTA에 의존해왔던 셈입니다.


4. 투자는 진행됐지만, 운영 인력은 막혀버렸다

삼성, LG, 현대차 등 한국 주요 대기업들은 미국 내 현지 공장 건설에만 수십조 원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생산라인의 초기 세팅, 설비 점검, 오류 대응 등에는 경험 많은 한국 기술자가 필수적입니다.

지금처럼 입국이 막힌 상태가 지속될 경우, 생산 차질·품질 저하·공정 지연이라는 문제로 이어지며, 이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5. 다른 국가는 쿼터를 확보했다…한국만 제자리걸음

호주와 싱가포르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각각 연 1만5400명, 5400명의 전용 취업비자 쿼터를 확보했습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외교부와 산업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교부 : “비자 발급은 미국 주권 사항이라 개입 곤란”
산업부 : “비자 협상은 외교부 소관”

이런 태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고립되고 있으며, 한미 경제동맹의 실질적 이행은 위태로운 수준에 놓이고 있습니다.


6. 정부,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현재의 상황은 단순한 ‘비자 문제’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국가 간 신뢰의 문제입니다.
한국 정부가 싱가포르처럼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수십조 원을 투입한 대미 투자가 발목 잡히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신뢰는 ‘사람’에서 시작됩니다.
한국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려면, 정부가 외교와 산업정책을 연계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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