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 민간 달 착륙, 또다시 실패

2025년 6월 6일, 일본 민간 우주기업 ispace(아이스페이스)가 두 번째 달 착륙 시도에 나섰지만 또다시 실패로 귀결됐습니다. 착륙선 ‘리질리언스(Resilience)’는 달 북부의 ‘얼음의 바다(Mare Frigoris)’ 지역에 착륙을 시도했으나, 최종 하강 단계에서 통신이 끊기며 정상적인 착륙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ispace는 착륙선이 레이저 거리 측정기의 오작동으로 감속하지 못하고 달 표면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2023년 1차 시도에 이은 연속된 실패로, 일본 민간 우주 산업이 안고 있는 기술적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글로벌 민간 우주 경쟁에서의 격차를 실감케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특히 미국과 한국의 사례와 비교할 때, 일본 민간 우주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2. ispace의 공식 입장 발표

아이스페이스 하카마다 다케시 CEO 사진 출처 : AFP
착륙 실패 직후, ispace는 공식 성명을 통해 현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회사 측은 착륙선이 하강 중 레이저 거리 측정기 신호가 지연돼 거리 계산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감속하지 못한 채 달 표면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착륙 직후 원격으로 통신 복구를 시도했지만 응답은 없었습니다. 하카마다 다케시 CEO는 “성공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다”며 “향후 확보한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모든 고객과 파트너,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밝혔습니다.
3. 실패 속에서도 의미는 있다
리질리언스에는 유럽 제작 로버 ‘테너셔스(Tenacious)’와 각종 탐사 장비가 실려 있었습니다. 비록 착륙에는 실패했지만, 일본 민간 우주 산업이 본격적으로 달 탐사에 도전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ispace는 2027년 세 번째 착륙선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실패를 기술 보완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4. 미국 민간 우주기업, 이미 성과 내다

파이어플라이 달 착륙선 블루고스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반면 미국 민간 기업들은 이미 달 착륙에 성공한 사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4년 2월, 인튜이티브 머신즈는 ‘오디세우스’ 착륙선을 달의 남극 부근에 착륙시켰고, 2025년 3월에는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블루 고스트(Blue Ghost)’를 통해 완전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특히 블루 고스트는 NASA의 실험 장비를 성공적으로 달에 내려놓으며 민간 우주 탐사의 가능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5. 조용히 도전하는 한국 민간 우주기업들
우리나라도 민간 우주기업들이 조용하지만 꾸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노스페이스는 2023년 브라질에서 시험 발사체 ‘한빛-TLV’를 성공적으로 발사했고, 오는 7월엔 상업 위성 발사를 계획 중입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와 우나스텔라도 각각 제주 해상과 고흥에서 시험 발사를 준비했지만, 기상이나 기술적 변수로 일정을 조정 중이에요.
아직 전용 발사장이 없어 해외 발사나 해상 발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힙니다.
6. 정부의 역할, 그리고 대기업의 진출
정부는 전남 고흥에 2031년까지 민간 전용 우주발사장을 구축 중이며,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도 우주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4차 발사를 주관하며 대형 프로젝트에 뛰어들었고, KAI(한국항공우주)는 독자 발사체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민관이 협력해 기반을 다져가는 중입니다.
7. 각국의 우주 경쟁, 지금은 속도보다 지속력이 중요
이번 일본 ispace의 착륙 실패 사례는 단순한 기술 실수 이상의 함의를 담고 있습니다. 미국은 민간 기업이 정부와 협력하며 실제 달 착륙에 성공했고, 한국은 아직 인프라 부족에도 불구하고 발사체 개발과 정부 주도의 우주항공청 설립을 통해 미래 전략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민간 주도의 독립적 시도가 반복된 실패로 이어지며, 우주 산업 생태계 전체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실패는 성장의 필수조건이지만, 같은 유형의 반복은 분명 구조적 문제를 반영합니다.
ispace의 향후 대응과 정부의 지원 방향, 그리고 민관 간 협력 수준이 향후 일본 우주 산업의 생존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