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친중파 의원’ 파면투표 전원 부결…민심에 가로막히다

대만 역사상 최대 규모 파면 투표, 전원 부결로 마무리

2025년 7월 26일, 대만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국회의원 파면 투표가 실시됐습니다.
이번 투표는 국민당(KMT) 소속으로 친중 성향으로 분류된 의원 24명무소속인 가오훙안 신주시장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대만의 공직인원선거파면법에 따르면, 해당 선거구 유권자의 25%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고,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아야 파면이 확정됩니다.

하지만 현지시간 기준 오후 8시까지 개표된 결과에 따르면, 7곳을 제외한 대부분 선거구에서 25%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의원 24명과 시장 1명 전원의 파면안이 부결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로써 여당 민주진보당(DPP)과 라이칭더 총통이 주도한 정치적 승부수는 완전히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대만 16대 총통 라이칭더 사진 / 대만 연합보

파면 성공 시 민진당 과반 복귀 가능성…실패로 무산

대만 제11대 입법위원 선거 결과 / 나무위키 캡쳐

이번 파면 투표는 단순한 정치적 이벤트를 넘어, 대만 입법부의 힘의 균형을 바꿀 수 있는 전략적 시도였습니다.

2024년 총선 결과, 민진당은 113석 중 51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 확보에 실패했고, 국민당이 52석으로 1당, 민중당은 8석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국민당 의원 12명 이상이 파면될 경우, 민진당은 일시적으로 과반을 점할 수 있었고,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입법부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나리오도 그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파면 투표의 전원 부결로 인해 정국 재편을 위한 여당의 정치적 계산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라이 총통의 국정 추진 동력에도 상당한 제약이 가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시민단체의 주도, 야권의 반파면 여론 결집

2025년 7월 대만 국회의원 리콜 찬성 집회 / 타이페이타임즈

이번 파면 시도는 민진당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은 시민단체들에 의해 추진되었습니다.
이들은 국민당 의원들이 중국에 유리한 입법 활동을 펼치고, 국가 안보를 해치는 행위를 해왔다고 주장하며 파면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맞서 국민당 지지 단체들도 민진당 소속 의원에 대한 파면을 시도했으나,
유권자 서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투표까지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한편 야권은 이번 파면 시도를 두고, 총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민주주의 훼손이라며 ‘반 파면 운동’을 전개했고,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파면 자체에 대한 회의적 여론이 확산되었습니다.

결국 국민 대다수는 이번 파면 투표에 냉담하게 반응했고,
이는 투표율 저조로 이어지며 전원 부결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된 것입니다.


정국 균열과 의회 갈등 심화…8월 추가 투표 주목

이번 사태는 파면 실패에 그치지 않고, 대만 정치 전반에 깊은 균열을 남겼습니다.
라이칭더 총통의 정국 주도력은 분명한 타격을 입었고,
국민당과 민진당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며 의회 내 협치 가능성은 희박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 유권자들이 이번 결과를 통해 극단적인 정치적 공방보다 안정과 절제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민심의 방향성도 드러났습니다.

한편 아직 남아 있는 국민당 의원 7명에 대한 추가 파면 투표가 오는 8월 23일 예정되어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입법부 권력 지형이 다시 출렁일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향후 대만 정치, 더욱 불안정한 국면으로 접어드나

이번 파면 투표의 전원 부결은 단순한 정치적 실패가 아닌, 정국 불안의 서막일 수 있습니다.
라이 총통은 ‘친중 견제’라는 명분 아래 정치적 반전을 노렸지만, 민심과의 간극만 확인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민진당은 앞으로도 과반 확보 없이 국민당·민중당의 입법 견제 속에 국정 운영을 이어가야 하며,
이는 정책 지연은 물론,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정부의 대응력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당 간 불신, 사회적 분열이 더욱 심화되고, 대만 정치가 양극화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8월 파면 투표 이후 정국이 어떻게 재편될지, 그리고 2026년 지방선거·차기 총통 선거에 어떤 파장이 이어질지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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