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휴게소 SUV 돌진 사고…고령 운전자의 경고등이 켜졌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덮친 SUV, 대낮의 아찔한 사고

A black and white shadow-style illustration of an SUV crashing through a glass wall into a crowded rest area restaurant, with people reacting in panic and debris flying

2025년 7월 2일 오전 11시 32분경,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영동고속도로 상의 대관령휴게소 식당가에 SUV 차량 한 대가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운전자는 80대 고령 여성이었으며, 차량은 식당의 전면 유리벽을 뚫고 내부로 진입해 집기류를 부수고 멈췄습니다.

사고 당시 휴게소는 점심시간으로 많은 인파가 있었고, 일대는 한동안 큰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부상자 10명…외국인 학생까지 포함돼 충격

초기에는 부상자 수가 16명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소방당국이 경미한 부상자를 제외한 최종 통계를 발표하며 총 10명으로 정정됐습니다. 이 중 3명은 중경상으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습니다.

특히 부상자 중에는 서울의 한 국제고등학교에서 진행 중인 여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미국·영국 국적의 외국인 학생 7명도 포함돼 더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사고 직후, 소방장비 7대와 구조인력 30명이 신속히 현장에 출동해 구조와 응급조치를 펼쳤으며, 다행히 중상자들도 현재까지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가속페달 잘못 밟았다”는 진술

운전자는 음주나 약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며,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적 보완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 5건 중 1건 넘는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20년 3만 1,072건에서 2024년 4만 2,369건으로 36.4% 증가했습니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건수(19만 6,349건) 중 21.6%에 해당, 5건 중 1건 이상이 고령 운전 사고인 셈입니다.

대표적인 사고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2023년 11월, 강원도 춘천
    → 80대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 사망
    → “신호와 보행자를 못 봤다”는 진술
  • 2024년 7월, 서울시청역 인근
    → 69세 운전자가 역주행 후 차량·행인 들이받아 9명 사망, 7명 부상

또한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2019~2024년 페달 오조작 사고 중 25.7%가 고령 운전자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면허 갱신·자진 반납 제도, 실효성엔 의문

정부는 고령 운전자의 면허 갱신 주기를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적성검사 요건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면허 자진 반납을 권유하며, 교통비·대중교통 이용권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 중입니다.

하지만 2023년 기준 자진 반납률은 단 2.2%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농촌이나 교외 지역에서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차량이 병원·마트·은행 등의 필수 생활 수단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고령자에게는 차량이 곧 생존과 생계 수단이기 때문에, 자진 반납은 현실적으로 삶의 기반을 포기하는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지역 인프라 격차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반납 권유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고는 예고 없이 다가옵니다

이번 대관령휴게소 사고는 단순한 개인 실수가 아닌, 고령화 사회가 직면한 교통 안전 문제의 실체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제도 개선은 물론이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가족·이웃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특히 가족과 지인들이 고령 운전자에게 면허 반납을 권유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작은 실수가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도로 위에서, 우리 모두의 책임 있는 관심이 절실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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