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토리니 관광세 도입, 주요국 과잉관광 대응 나선다

1. 그리스, 산토리니·미코노스에 관광세 첫 부과

2025년 7월부터 그리스 정부는 산토리니와 미코노스를 방문하는 크루즈 관광객에게 1인당 20유로(약 3만2천원)의 관광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정책은 특히 6월~9월 성수기 기간 동안 집중 적용되며, 혼잡도가 높은 두 섬에만 한정됩니다.

반면 비수기에는 1유로(약 1,600원)로 낮아지며, 같은 성수기라도 산토리니·미코노스를 제외한 다른 섬을 방문할 경우

5유로(약 8,000원)만 부담하면 됩니다.

매년 수십만 명이 몰리는 이들 관광지는 물 부족, 쓰레기 문제, 교통 정체 등으로 지속가능한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그리스 정부는 과밀관광 해소를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관광세’를 꺼내 든 셈입니다.

2. 관광세 수익, 지역 기반시설에 재투입

이번 관광세는 단순히 과세가 목적이 아닙니다. 징수된 재원은 항만, 하수 처리, 대중교통 등 지역 인프라에 직접 투자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스 관광부는 이 조치가 “관광객의 분산 유도 및 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이중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그리스에는 약 3,27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으며, 이 중 130만 명 이상이 크루즈를 통해 산토리니에 상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광 수입이 200억 유로(약 31조 원)에 이를 만큼 경제적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정부 입장에서 단순한 규제가 아닌 미래 전략 차원의 정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주요국, 관광세 본격 도입… 멕시코·일본·노르웨이도 가세

이처럼 관광세는 이제 글로벌한 흐름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2026년부터 지자체가 최대 3%의 세금을 자율적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계획입니다.

숙박 및 크루즈 관광객을 모두 대상으로 하며, 수익은 지역 유지·보수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멕시코는 2025년 7월부터 크루즈 승객에게 5달러(약 7,000원)를 부과하고, 2028년까지 21달러(약 2만9천원)로 단계적 인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역시 에든버러를 시작으로 숙박세를 도입하며, 향후 크루즈 관광객에 대한 과금도 검토 중입니다.

한편 일본은 이미 2019년부터 외국인 출국 시 1인당 1,000엔(약 9,000원)의 국제관광여객세를 징수 중이며, 최근에는 가마쿠라·후지산 등 특정 지역에 지역 관광세 도입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4. 국가별 관광세 정책, 비교 정리

아래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관광세 정책을 요약한 표입니다. 각국의 정책 흐름과 목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여행 계획 시 유용합니다.

국가시행 시기대상세금 수준한화 환산주요 목적
그리스2025년 7월 예정크루즈 승객€20(성수기), €1(비수기)약 32,000원 / 1,600원환경 보호,
인프라 확충
노르웨이2026년 예정숙박+크루즈최대 3%(지자체 자율)약 3,000원(10만 원 기준)지역 기반시설 유지
멕시코2025년 7월 예정크루즈 승객$5 → $21약 7,000 → 29,400원지속가능 관광
재정 확보
스코틀랜드2026년 예정숙박+크루즈약 5%(지자체 자율)약 10,000원(20만 원 기준)관광세 제도 정착
일본시행 중 (2019)출국 외국인 관광객¥1,000약 9,000원관광 기금 조성, 혼잡 억제
이탈리아시행 중 (2024)데이 트립 관광객€5 (베니스 등 중심지)약 8,000원도심 혼잡 완화

5. 관광세, 공정성과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관광세는 단지 돈을 더 걷는 정책이 아닙니다.
지역이 감당해야 할 환경적·사회적 부담을 공정하게 분담하는 방식으로, 관광객과 지역사회 모두에게 이로운 구조를 추구합니다.

사실 많은 관광지는 단기 방문자가 남기고 가는 ‘쓰레기’, ‘혼잡’, ‘소음’ 등의 비용을 지역 주민이 고스란히 감당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관광세는 단순한 징수가 아닌, 관광 생태계의 균형을 위한 조정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그리스의 산토리니 관광세 도입 사례처럼, 전 세계가 직면한 과잉관광 시대의 첫 번째 경고음일지도 모릅니다.

여행은 더 이상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지역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선택이 되어야 합니다.

항공료, 숙박비 외에도 관광세와 같은 정책적 비용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앞으로는 여행지를 고를 때 그곳의 ‘아름다움’만큼이나 ‘그 지역이 감내해야 할 현실‘도 함께 생각하는 책임 있는 여행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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